1. 서론: 제주 감귤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
나는 지금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지만, 마음은 늘 제주에 가 있다.
특히 겨울이 되면 더 그렇다.
어머니가 직접 키운 만감류 귤— 천혜향과 레드향
이 헐값에 도매로 팔려나가는 현실 때문이다.
그 귤은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어머니의 수고와 정성이 담긴 결과물이다.
그런데도 시장은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글은 그 구조의 문제점을 담아낸, 나의 작은 기록이다.
2. 도매가는 왜 이렇게 낮을까? 어머니의 문자 한 통에서 시작된 질문
작년 겨울, 어머니는 이런 문자를 보내셨다.
“올해는 천혜향이 참 맛있어. 그런데 도매가는 작년보다 더 떨어졌어.”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귤 하나하나가 마치 보석이 헐값에 팔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제주 감귤 유통 구조를 직접 파악해보기로 했다.
3. 제주 만감류 도매 유통 구조, 어디서 무너지는가?
처음엔 단순히 “가격이 낮다”는 수준의 문제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구조를 알아갈수록,
생산자가 철저히 수동적인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일반적인 제주 감귤 유통 흐름
생산자(농가) ↓ 산지 수집상 (도매상) ↓ 도매시장 ↓ 중도매인 (소분, 포장) ↓ 소매점 (마트, 과일가게) ↓ 소비자 |
- 중간 유통 단계가 4~5단계 이상
- 생산자는 전체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의 20~30%밖에 못 받음.
- ‘외관 불량’이라는 기준에 따라 멍청하게 버려지는 좋은 귤도 많음.
어머니 말로는, 천혜향을 1kg에 2,500원에 넘기면 잘 받은 편이고,
소비자는 그걸 마트에서 9,000~13,000원에 구입한다고 한다.
이 격차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4. 귤의 ‘상품성’ 기준은 생산자 입장에선 너무 불합리하다
- 조금 덜 예쁜 외형 = ‘상품가치 없음’ → 도매가 하락
- 당도와 신선도는 그대로인데도 외형만 보고 판단
- 레드향처럼 색이 진하고 껍질이 얇은 품종은 더 불리함
심지어 농가에서는 수확, 선별, 포장까지 모두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데,
유통상은 단가 깎기와 리턴(반품) 요구만 반복한다.
나는 이 구조가 생산자를 철저히 수동적인 위치로 고정시키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직거래 플랫폼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꼈다.
유통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생산자가 중심이 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5. 제주 만감류 귤, 그 다양한 종류들 (천혜향 & 레드향 중심)
제주에서 흔히 말하는 ‘귤’은 극초기 온주밀감이지만,
요즘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건 주로 ‘만감류’다.
만감류는 감귤 + 기타 품종의 교배종으로, 당도 높고 향이 진하다.
우리 집에서는 천혜향과 레드향을 주로 키우고 있는데,
이 두 품종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지만,
도매 유통에서는 더 불리하게 취급받기도 한다.
6. 제주 만감류 귤 종류 정리표
풍종명 | 수확시기 | 특징 | 도매상에서의 취급 | 소비자 인기 |
천혜향 | 1월~2월 | 향이 강하고, 과즙 풍부 | 당도 기준 깐깐함 | ★★★★★ |
레드향 | 2월~3월 | 진한 붉은색, 껍질 얇고 당도 높음 | 외관 문제로 감점 | ★★★★☆ |
한라봉 | 1~2월 | 상단 돌기, 당도 높음, 과육 큼 | 고급 취급 | ★★★★★ |
황금향 | 12월~2월 | 부드러운 식감, 당도 좋음 | 수급 안정적 | ★★★★☆ |
감평귤 (신품종) | 실험적 도입 | 신맛 적고 단맛 강함 | 수급 불안정 | ★★★☆☆ |
👉 레드향은 껍질이 얇아 손상되기 쉽고,
👉 천혜향은 당도가 미세하게만 낮아도 상품가치 하락
이런 품종들이야말로 직거래로 바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면 최고의 과일이 될 수 있다.
7. 캐나다에서 바라본 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귤이 이렇게 팔려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캐나다에서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해 글을 쓰고, 공부를 시작했다.
직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생산자가 중심이 되는 유통 구조를 직접 만들어보려 한다.
어머니의 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제값 받고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8. 마무리: 농산물의 가치는 가격이 아니다
농산물의 가치는 정성, 노력, 그리고 그 맛에서 나오는 것이다.
도매 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천혜향과 레드향이 저평가돼서는 안 된다.
나는 앞으로 이 글을 시작으로,
직접 유통 구조 개선에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어머니와 함께 제주 귤의 진짜 가치를 알리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1편] 어머니의 귤 농사, 그리고 내가 꿈꾸는 직거래 플랫폼
나는 지금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다.멀리 떨어져 있지만, 매일 마음속엔 제주도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 어머니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특히 지난 겨울, 어머니께서 정성껏 키운 만감류 귤을 도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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